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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2014 아르코미술관 협력기획전, ‘즐거운 나의 집’ -
ARCHI TALK 15.02.02

겨울이 끝나가는지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엔 좋은 전시를 보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없죠~ 오랜만에 B양이 직접 다녀온 전시회를 소개합니다.

건축가 故 정기용 선생님은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삶에는 유년시절을 보냈던 기억의 집, 현재 살고 있는 집, 살아보고 싶은 꿈속의 집이 있다. 이 세가지가 하나 된 집에 사는 사람은 인간으로서 참 행복한 사람이다.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현재의 ‘집’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즐거운 나의 집’ 전시는 건축가 故정기용 선생님의 말을 인용하면서 ‘기억의 집’, ‘현재 사는 집’, 살아보고 싶은 집’이라는 세 가지 이야기를 건축가, 시각예술작가 및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하나의 집으로 재구성하는 전시입니다.

‘집’의 의미가 개인의 삶과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근원이 되는 의미가 아니라 규모와 자산으로 인식되는 지금, ‘집’이 지닌 다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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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벽돌이 매력적인 아르코미술관, 전시를 소개합니다 :-)

 

전시는 시작부터 ‘집’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시작됩니다. ‘살았던 집’이라는 주제로 시작되는 제1 전시실 입구는 집에 들어가는 느낌의 편안한 영상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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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들어가면 ‘다녀왔습니다’라는 문구가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데요. 옛 기억 속의 ‘집’의 거실처럼 편안한 쇼파와 각종 트로피, 오래된 전화기와 시계 등이 옛 집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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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과 거실 전시를 지나면 부엌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부엌의 한 켠에는 엄마의 순두부에 대한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엄마의 밥상에 대한 영상이 틀어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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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복도를 따라 걷다보면 ‘작은 방’이 나옵니다. 작은 방은 왠지 모를 쓸쓸함이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작은 방은 아이가 태어나 아이 방이 되고, 후엔 그 아이가 학생이 되어 공부를 하는 공부 방이 되고 마지막엔 텅 빈 방에서 아버지가 LP판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방으로 바뀌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이라는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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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을 지나 옆의 계단을 올라가보면 벽 너머의 세상이 보입니다. 작은 벽을 넘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곳인데요, 비치되어 있는 작은 망원경으로 다른 세상을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빠가 사다주신 망원경으로 창밖을 보던 어린시절이 생각나는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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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주친 다락방. 어린 시절, 다락방은 누구나 꿈꾸는 공간이었을 겁니다. 다락방에 깔려있는 작은 이불,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리고 나만의 비밀 기지.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의 꿈은 컸던 어린시절 꿈의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다락방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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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은 가장 은밀하면서도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공간인 것 같아요. 전시장 곳곳에는 책의 한 부분을 떼어갈 수 있도록 책의 글귀가 적힌 종이가 비치되어 있었는데요, 그 중 화장실에 대한 글을 소개합니다.

“내게는 조그만 공간이 있으면 된다. 나는 거기서 아치이면 그날의 일을 설계하기도 하지만, 초조하게 무엇을 기다리거나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마음이 불안할 때 그곳에 잠시 앉았으면 침착하고 냉정한 자신으로 돌아오게 되고 그리하여 뜻밖에도 지혜로운 생각에 이르는 수가 더러 있다.” [거꾸로 사는 재미 변소이야기, 이오덕]

모두에게 심오한 의미가 있는 화장실은 다양한 글귀가 적혀있어서 글을 읽으면서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본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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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매트가 놓여있는 이 공간은 바로 침실입니다. 에어매트에 누워 천장에 틀어진 밤 하늘 영상을 보고 있으니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느낌에 몽환적인 밤 하늘 영상까지. 가슴까지 편안~해지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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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전시실을 둘러보면 자연스럽게 제 2전시실로 전시가 이어집니다. 제 2전시실은 ‘살고 있는 집’이라는 주제로 구체적인 통계와 실제의 사례를 통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현재의 집을 직면하게 됩니다. 사회와 자본과의 관계를 보여주여 객관적인 시선으로 ‘집’을 바라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전시에 가기 전부터 B양이 궁금해하던 전시였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나의 월 소득에 해당하는 발판을 밟고 바로 앞에 있는 문을 열면 내 처지에 맞는 ‘집’에 대한 통계를 마주치게 됩니다. 사실 너무나 직설적인 결과여서 마음은 아팠지만… 젊은 세대의 ‘집’에 대한 인식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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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픈 ‘집’에 대한 통계를 뒤로 한 채 2층 아카이브 라운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치 마당에 와 있는 느낌이 드는 이 곳은 살았던 집과 현실의 집을 경험한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B양도 창 밖을 보면서 통계로 받은 충격을 다스리고 왔습니다.. :-) 라운지의 한 켠에는 여러가지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마음이 먹먹한 영상들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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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지막 공간입니다. 제3전시실은 전시장 외부에 있는 스페이스 필룩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제3전시실은 가장 건축적인 정보를 볼 수 있는 장소인데요. 영상, 50여 권의 서적, 다양한 도면 등을 보면서 ‘살고 싶은 집’을 꿈꿀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해외의 다양한 주택정책 사례들도 살펴 볼 수 있고, 국내의 건축가들이 설계는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던 집에 대한 도면도 확인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집’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구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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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느꼈던 감정들을 블로그에 모두 소개해 드릴 수 없어 아쉽지만.. 그 아쉬움을 가득 안고 전시에 꼭 가보세요:-) 직접보며 느끼는 감정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을 겁니다.
아, 그리고! 이렇게 매력적인 전시가 더 매력적인 이유는 관람료가 무.료. 라는 사실!^^ 소문을 듣자하니~ 전문 도슨트를 들으면서 전시를 보면 더 깨알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특별 강연도 기획되어 있다고 하니 이번 주말엔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아르코미술관 살펴보기

– 전시일정 : 2014년 12월 12일(금) ~ 2015년 2월 15일(일)
– 전시시간 : 오전 11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 휴관) / 1월 28일(수요일) 오후 9시까지 연장 개관
– 도슨트 프로그램 : 평일 2시, 4시 / 주말 2시, 4시, 6시
– 문의 및 예약 : 02)760-4614

박 소정 | BAUM ARCHITECTS
BAUM ARCHITECTS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범건축 사람들 이야기와, 공개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