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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길을 묻다. #아홉 번째 이야기 -
ARCHI TALK 14.05.30

설레이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인사이트포럼이 벌써 마지막 시간을 맞았습니다.

인사이트포럼은 범건축 임직원들이 생각하는 건축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서로의 관심을 알아 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는데요, 아쉽지만 아홉 번째 발표를 마지막으로 인사이트포럼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지막을 맞아 소소하게 ‘쫑파티’도 준비했습니다. 범건축 30주년 기념 앰블럼이 딱~ 붙어있는 사탕과 맛있는 머핀까지! 파티분위기 물~씬 풍겼던 마지막 시간. 오늘은 김동욱 팀장님, 임승현 실장님, 이재혁 팀장님의 발표로 진행되었습니다. 평소엔 접하기 어려운 ‘트루시니스’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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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강연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트루시니스

트루시니스, 아는 분도 계실 테고 모르는 분도 계실 것이다. 단어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유명한 질문 한가지를 드리겠다.

문이 세개가 있다. 세개의 문 중 두 개의 문 뒤에는 염소가, 하나의 문 뒤에는 포르쉐가 있다. 이 퀴즈에 참가한 참가자는 이 중 하나를 선택하고 문 뒤에 있는 것을 가질 수 있다.

여러분도 마음 속으로 하나의 문을 선택해보라. 염소가 있는 두 개의 문 중 하나를 열어보겠다. 이제 포르쉐가 나올 확률은 1/3에서 1/2로 높아졌다.  당신은 포르쉐가 나올 확률이 1/2 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여전히 1/3이라고 생각하나? 혹시 확률이 2/3라고 생각하는가?

다시 한번 바꿀 기회가 있다. 처음에 선택한 문을 바꾸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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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수학문제보단 쉽게 표로 정리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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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가지고 전세계의수학자, 경제학자, 선생님, 건축가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열띤 토론을 했고, 그들 역시 확률이 2/3 이라는 것을 받아 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물론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확률상 무조건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이다.  즉, 이성에 근거했을 경우에만 유리할 뿐 100% 포르쉐를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 이를테면 ‘남자가 한번 정한것이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지!’ 또는 ‘사회자가 어떤 꼼수를 부렸으니까 바꾸는 것이 손해야!’ 라는 생각 때문에 바꾸지 않는 경우도 있을테니까.

오늘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바로 이런 현상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성에 근거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것. 다시 말해 배로 생각하여 말하는 경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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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 바로 ‘트루시니스’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2005년 올해의 단어, 2006년 미국의 한 언어기관에서 선정한 단어로 한 때 유명세를 탔었다. 이 단어의 어원은 미국 전 대통령 ‘조지 워커 부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여러분은  ‘조지 워커 부시’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이라크 침공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 이후 중동을 공격했다. 테러의 주범이었던 아프가니스탄과 눈엣가시였던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정보를 믿고 25만명의 미군을 투입하여 이라크를 박살내려고 했다.

최초 전쟁을 일으킨 명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느냐에 대한 보고서가 있는데. 이 보고서는 UN에서 ISG라는 단체를 파견하여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는지를 직접 조사한 보고서이다. 조사를 해보니 ‘no evidence Iraq retained Scud-variant missile, and ~~~ ‘ 아무것도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 끝에는 뭔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다는 회피성 발언이 있는데,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고 보도했다. 결국 부시는 이라크를 박살내려고 말도 안되는 명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없는 사실을 있다고 믿는 것. 다시 말해 ‘머리가 아닌 배에서 나온 사실’을 의미하는 단어를 ‘트루시니스’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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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시니스라는 단어를 사용해 전 미국대통령을 풍자한 ‘스티븐 콜베어’는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와 <콜베어 리포트>로 잘 알려진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이다. 주로 정치 풍자를 주제로 보수적인 정치인이나 방송인들을 꼬집는 진행을하고있다.

스티븐 콜베어는 ‘트루시니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방송을 했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하게 된 계기와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을 지명하게 된 과정을 비판하며 이 말을 사용했는데, “나는 그의 가슴을 믿는다.” / “Truthiness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내 말은 옳고 다른 사람 말은 진실이 아니라는 분열적인 세태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Truthiness’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보면 ‘객관적인 증거나 논리에 따른 진실이 아닌 직감이나 결단, 용기에 근거해 진실이기를 믿고 싶어 하는 개념이나 사실’ 을 뜻한다.

하나의 예로, 트루시니스 건축적인 내용으로 접근해보도록 하자. 우리가 말하는 ‘건축 디자인’은 크게 이성적인 부분인 ‘기능’과 감성적인 부분인 ‘미’ 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을 평할 때 단순히 감성적인 ‘미’ 에 치중해서 어떤 판단을 내리곤한다.

또 다른 예로, 인간의 뇌 기능과 가난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통 ‘유전적으로 지능이 낮은 사람들이 그 결과로 가난한 경우가 많다’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한 연구결과를 보니 꼭 그런 연관성만 있는 건 아닌것 같다.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프린스턴, 하버드, 워릭대 연구진) 가난에 의한 사고능력의 잠식은 IQ 13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IQ 13 정도의 차이라는 것은 만성적인 알콜중독자와 정상인의 지능지수 차이와 동일한 정도라고 합니다. 즉, 지능과 가난의 연관 관계는 적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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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미지 사례를 찾기 위해 여러분들은 구글을 많이 이용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자료를 검색하기 위해 인터넷이란 도구를 이용하는데 정작 우리가 하고 있는 ‘아키텍처’를 검색해보신 분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Architecture’를 검색해보니 상단에는 여러 건축물 이미지가 보이고, 웹문서에도 많은 정보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글로 아키텍처란 단어도 보이고…

우리가 늘 봐왔던 건축물을 더 찾아보고자 이미지를 클릭해보니, 멋진 건축물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한글로 아키텍처를 검색해 보자. 우리는 또 다른 멋진 건축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배’로 생각하며 검색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익숙한 건축물들은 보이지 않았다. 내용을 살펴보니 시스템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컴퓨터 구조 등 생소한 단어만을 접하게 된다. 이미지를 검색해보니 이해할 수 없는 수식들만 난무한다. 이것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우리들은 아키텍처를 건축을 하는 사람들만이 쓰는 단어라고 ‘배’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컴퓨터가 생기면서 ‘아키텍처’라는 단어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상호 연관방식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배’로만 생각했던 것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키텍처와 아키텍처

설계, 건축과 프로그래밍.
이 두가지는 전혀 다른 내용 같지만, 같은 단어를 공유하고 유사한 프로세스로 일을 진행하는 등 많은 유사성을 나타낸다. 이 두가지를 같이 공유하여 디자인을 즐기기도 하는데 ‘마이클 핸스미어’라는 사람은 아래 그림처럼 건축에 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건축물이나 예술적인 창조물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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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핸스미어의 작품처럼 건축에 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을 적용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결과를 구현해 나가는 방법론들이 꾸준하게 진화하고 있는데, 그 중 두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애자일 모델과 폭포수 모델

애자일 모델은 무계획의 개발방법과 지나치게 많은 개발 방법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한 방법론이다.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프로토 타입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요구를 수정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팀 구성원들이 모여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일의 우선순위와 업무를 분담하여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때 팀원들간의 자료 공유는 필수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팀원들과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진행사항을 확인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수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최종 결과물에 도달하게 된다.

애자일 모델 이전엔 폭포수 모델이 있었다.
폭포수 모델은 일련의 차례와 탄탄한 계획을 기반으로 과정을 진행시키는 모델로 한 눈에 알아보기 쉽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사용하기 바람직한 방법론입니다. 그러나 일이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큰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납기일 바로 전날의 철야, 철야에도 불구하고 납기일이 지연되고 그에 따른 비난과 철야로 인한 에너지 소비,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게 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폭포수 모델은 진행시 중복되는 과정이 발생하기도 하고 결과물이 빠른 시간에 도출되기 어려우며 최종 테스트 단계가 되어서야 결과물의 일부가 보여지게 되는데 결국은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결과가 나타난다.

애자일 모델과 폭포수 모델의 사례는 극단적인 비교 분석일 뿐이라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는 것이 아닌 결과를 완성 시킬 수 있는 예시일 뿐이다. 이처럼 배로만 생각하는 ‘트루시니스’에서 부터 우리가 알지도 못했던 두 개의 아키텍처를 통해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설계에 대해 조심스럽게 다시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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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시니스의 로직을 단순히 생각해보면 아마도 주관성과 객관성의 문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은 것, 다시 말해 사실 혹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조금 더 익숙한 사례로 설명하자면 인터넷에서 흔히 볼수 있는 지나치게 주관적인 댓글들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자신의 말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댓글들 사이에서 싸움이 나게 되면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기 보다는 자아가 파괴되는 느낌이 들테고 상대방을 이기기위해 말도 안되는 주장들을 더 펼치게 된다. 이런 과정들은 상대방을 더 지치게 하고 결국엔 ‘정신승리(논쟁이나 싸움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머릿속으로만 자신이 승리했다고 생각하면서 만족하는 자기위안적 행태)’를 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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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시니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 목적은 “‘트루시니스’는 나쁜거야, 없어져야해!” 라는 것이 아니라 범건축 30주년을 기념하고 범건축이 앞으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위해 가져야 할 생각에 이런 것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이상과 현실은 괴리가 있고 하루 아침에 현실이 이상처럼 될 수는 없다. 변화는 뭐든지 정말 조금씩 바뀔텐데 이 발표가 작은 변화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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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접해보지 못했던 단어를 이용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포럼이었습니다. 설계를 진행하면서 현실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서로 속 시원히 이야기 해 볼 수도 있었고,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일을 해야하는지 조금 더 깊에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사이트 포럼 ‘건축 길을 묻다’는 지난 6개월 동안 범건축과 건축에 대한 많은 이야기와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임직원들 세대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되었던 것 입니다.
이야기하고, 귀기울여준 모든 임직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__)

 

 

성황리(?)에 마무리 된 인사이트포럼의 지난 포스팅이 궁금하신가요?

‘건축, 길을 묻다’ 첫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두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세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네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다섯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여섯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일곱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건축, 길을 묻다’ 여덟 번째 이야기 보러가기

B양은 더욱 더 알찬 소식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박 소정 | BAUM ARCHITECTS
BAUM ARCHITECTS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범건축 사람들 이야기와, 공개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