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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의료원’ 을 소개합니다 -
ARCHI TALK 14.02.10

2014년에도 쭉~ 이어지는 프로젝트 소개 ^^ 오늘 소개할 프로젝트는 ‘성남시 의료원’입니다.

성남시 의료원은 지난 해 턴키방식으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입니다. 안타깝게도 당선되진 못했지만 당선되지 않았다고 설계안이 별로였을거라는 생각은 금물금물~범건축의 숨겨진 프로젝트 ‘성남시 의료원’을 소개합니다. ^^

 

# 성남시 의료원? 

성남시민의 절반이 살고있는 중원구와 수정구에 대형병원이 없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분당까지 달려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존에 있던 성남병원과 인하병원이 폐업하면서 생긴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옛 성남시청부지에 종합병원을 신축하는 턴키 프로젝트입니다. 성남시 의료원은 총 501개의 병상으로 서울시 의료원을 제외한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공공의료원으로서는 최대 규모입니다. 무엇보다 성남시민이 직접 발의하여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어느 공공의료원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 손남일 소장

 

# 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인 턴키로 진행된 프로젝트 

턴키는 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건설사가 설계과정부터 참여하여 공사의 끝까지 책임지게 되는 방식입니다. 건설사가 설계사와 함께 건축분야를 포함한 전 공정에 참여하여 기본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공사금액을 산정해 입찰하게 됩니다. 입찰도서를 제출한 후에는 심의를 거쳐 최종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합니다. 턴키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설계점수와 가격점수를 합산하여 최종작을 선정하기 때문에 계획안의 우수성 뿐만 아니라, 가격의 적정성 검토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 모든 과정을 건설사가 최종적으로 책임지기 때문에 건설사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성남시의료원의 경우 기본설계 90일, 심의기간 30일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손남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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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점수 1등, 그러나 당선은 되지 못한, 그래서 더 궁금한 계획안

성남시 의료원의 대지는 성남 구시가지의 주택가에 있어서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제약 조건이 많았습니다. 대지는 가로, 세로 150m의 정방형 형태였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14m 높이의 경사에 대지의 지반은 암반으로 되어있기도 했구요. 계획 대지 안에 있는 시민회관도 그대로 두어야 하는 등의 제약은 많았지만 굴토량을 최소화 하는 계획과 기능별 동선 분리, drop-off의 위치 등… 브레인 스토밍을 거쳐 많은 이슈들을 도출했어요.

초기 대안은 세가지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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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대안은 전면개방형이었고, 두 번째 대안은 내부중정형, 세 번째 대안은 중앙진입형 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첫 번째안이 선정되어 계획안을 발전시켰어요.
첫 번째안은 남쪽의 주 진입부에 넓은 공개공지 면적을 확보하고 대지의 북쪽에 의료시설을 집약시키는 형태입니다. 이를 전면개방형이라고 하는데, 대지의 높낮이에 따라 환자, 의료진, 지역주민이나 시민회관을 위한 독립적이고 다양한 외부공간을 계획하는 안이었어요. 도로쪽으로 공개공지를 두고, 주 진입동선은 대지 안쪽으로 만들어서 drop-off zone을 중앙에 계획했습니다. 땅이 암반으로 이루어진 경사지였기 때문에 대지의 훼손을 최소화 하는것이 주안점이었어요. / 김정수 팀장

‘도심 속 공원’
의료원이 건립 될 대지 주변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쉼터가 전혀 없이 고밀화 되어있습니다. 준공 이후는 물론이고, 공사 중에도 대지 안에 있는 시민회관을 유지하고 시민들이 이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계획해야 했습니다. 대지 현황과 시민회관을 고려해서 병원시설은 효율적이면서 컴팩트하게 계획하고 외부공간은 환자와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로 계획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도심 속 공원’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설계안은 기존 대지가 가지고 있는 질서와 경사지의 특성을 이용해  일반 시민과 시민회관 이용자, 병원 이용자, 지역주민을 위한 4개의 공간을 구분하여 ‘4개의 테라스’를 계획한 것과 건물을 계단식으로 계획한 것, 향후 의료 수요를 고려하여 3단계 증축계획을 수립했던 것이 다른 계획안과 차별되는 장점이었습니다. / 손남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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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뒷담화의 발생지, 합사 

턴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합사 생활을 했는데, 에피소드가 몇 개 있어요.
늦은 밤 야식용으로 준비한 컵라면을 개인사물함에 몰래 챙겨놨다가(사다 놓으면 바로 없어지니까..) 발각되서 구박받던 모 팀장, 딸 선물로 주문한 미니 빔 프로젝트를 계속되는 철야로 집에 못 가져간 모 실장 (결국 밤 늦게 합사사무실 천장에서 쏴서 건설사분들까지 모두를 즐겁게 해줬어요), 평상시엔 한없이 조용한 모과장은 밤 12시만 넘으면 갑자기 요란해졌어요. 덕분에 ‘판규타임’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생각해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심의 마지막에 최종 설계점수가 상대사보다 11점이나 앞서 ‘축하한다’고 악수를 많이 받았어요 근데, 30분도 채 안 되서 가격점수에 밀려 위로의 시선을 받았던…… 희비가 교차했던 씁쓸한 일도 기억나네요. 가장 아쉬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설계점수는 앞섰지만 가격점수 때문에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턴키방식이 갖는 특성(?)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할 수 있죠. / 손남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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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턴키 프로젝트가 남긴 아쉬움

턴키 프로젝트는  크게 설계점수와 가격점수로 구분됩니다.
보통 설계 60%에 가격 40%, 또는 설계 70%에 가격 30% 정도의 배점이 나오게 됩니다. 최근의 턴키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가격 점수에서 판가름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설계 점수라는 정성적 평가(물론 강제차등 점수라는 제도가 있긴합니다) 와 가격 점수라는 전략적인 평가를 놓고 볼 때, 가격점수로 승부를 거는 것이 어쩌면 당선을 위한 훌륭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격에 관한 것은 전적으로 건설사의 투찰가격으로 결정합니다. 투찰가격은 건설사에서도 몇 명의 담당자만 아는 보안사항입니다.
성남의료원의 낙선은 정말 아쉬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점은 ‘투찰가격을 결정할 때 설계사의 의견이 반영 될까?’ 하는 것입니다. 투찰가격을 사전에 설계사에서 알았더라면 그 가격에 동의했을까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습니다.

턴키 방식에서 설계사는 제안하고, 건설사는 결정합니다. 또는 건설사는 요청하고, 설계사는 수행합니다. 제안과 수행의 과정에서 우리는 고민하고, 창조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가장 건축가스러운 모습으로 일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축가의 모습이 그대로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고객과 클라이언트의 입장이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근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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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키방식으로 진행되어 여러가지 아쉬움이 많이 남은 프로젝트 였지만 최선을 다한 팀원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손남일 소장님, 이근영 실장님, 김정수 팀장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설계 부탁해요:-)

한주가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자, 이번주도 아자아자!
다음 프로젝트 소개도 기대해주세요^^

박 소정 | BAUM ARCHITECTS
BAUM ARCHITECTS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범건축 사람들 이야기와, 공개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