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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건축가 김수근, 타계 30주기 -
ARCHI TALK 16.07.11

“내일이면 늦다. 건축가는 내일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므로 오늘이 중요하다.”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문장이죠. 바로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말입니다.

2016년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의 타계 30주기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의 삶과 그의 대표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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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문화재단

 

대한민국 현대 건축 1세대로 평가받는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은 건축가 김중업과 함께 한국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됩니다.

1931년에 태어난 김수근 선생님은 서울대학교 건축과를 중퇴하고 일본의 도쿄 예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건축가이자 교육자이고, 월간 공간을 창간한 발행인이기도 한 김수근 선생님은 한국 문화예술계의 ‘로렌조 메디치’로 불리우기도 했습니다.

김수근 선생님은 건축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건축사사무소 ‘공간’을 만들어 한국 건축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했습니다. ‘공간사옥’에는 건축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사랑’이라는 공간도 마련되었습니다. 건축과 예술 등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구자의 역할을 하셨던 것입니다.

1966년에는 종합예술지인 월간 ‘공간(空間)’을 창간하였고, 후에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사장, 김수근설계사무소 대표, 국민대학교 교수, 공간그룹 회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대표작으로 공간사옥, 경동교회, 광명시청사, 청주박물관 등이 있습니다.

그럼 선생님의 대표작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국회의사당 현상설계,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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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문화재단

1959년 5월, 국회의사당 설계도안 현상모집 공고가 발표되었습니다. 당시 이 현상설계는 규모와 상징성 때문에 엄청난 관심이 쏠린 공고였는데요, 당시 김수근 선생님은 일본에서 귀국해 이 설계에 도전하게 됩니다. 1961년, 학생 신분이었던 김수근 선생님의 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지만 이후 5.16 군사정변으로 설계안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 이후 김수근 선생님은 자신의 이름으로 설계사무소를 세웠고 수 많은 작품들을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부여박물관,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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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문화재단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산 16-1
건축면적: 654㎡
연면적: 1,080㎡
구조: 철근 콘크리트

1965년~1967년 3년 동안의 공사 기간을 거쳐 준공된 이 건물은 1970년부터 국립부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초기 김수근 선생님의 특징인 전통건축의 형식이 잘 드러나고, 서까래를 연상시키는 콘크리트 골조와 한국적인 문양과 장식 등이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는 일본 신사의 형태와 비슷하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김수근 선생님의 작품 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후에 지붕 위에 한식기와를 추가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바로 원형의 천창입니다. 지붕 사이사이로 올라온 원형의 기둥은 내부로 자연광을 끌어드리는 역할을 하는데,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유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줍니다. 또, 2층 전시실은 하나의 대공간으로 이루어져있어서 공간의 웅장함이 더 극적으로 느껴진다고 하네요:-)

 

[공간사옥,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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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문화재단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 219
대지면적: 660m²
연면적: 1,350m²
층수: 지하 2층, 지상 5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조적, 일부 목조

김수근 선생님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사옥입니다. 원서동에 자리잡은 공간사옥은 1971년, 구관이 완성되었고 그 후 1977년에 2차 건물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Human Scale을 적용하여 공간을 구성했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좁고 넓은 공간, 높고 낮은 공간, 그리고 막힌 공간과 열린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한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는 아라리오 뮤지엄 in Space로 사용되고 있는 공간사옥은 한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공간그룹의 부도 이후 공간사옥이 일반 기업이나 개인에게 매각되어 기존의 정체성을 잃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벽돌로 지어진 공간사옥 구관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기존 건물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아라리오 그룹에 매각되었습니다. 2013년 공간그룹의 부도 이전에는 ‘공간’이라는 건축설계사무소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갤러리와 카페 등의 상업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공간사옥은 총 3명의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건축물입니다. 벽돌사옥은 김수근 선생님의 손길이, 통 유리로 만들어진 공간은 공간그룹의 2대 수장인 장세양 건축가의 손길이, 또 그 아래에 자리잡은 오래된 한옥은 지금 공간그룹의 수장인 이상림 건축가의 손길이 담겼습니다. 3명의 건축가가 작업한 작품이지만 마치 한 사람의 작품처럼 잘 어우러져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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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공간사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스킵플로어’입니다. 바닥을 반층씩 어긋나는 높이로 설계해 공간을 더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계단을 몇개 올라가면 또 다른 층이 나타나는 것이죠. 구석구석 숨겨진 공간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건물입니다.

공간사옥은 건물의 의미 뿐만아니라 문화에 기여한 의미도 큰 건물입니다. 종합예술지인 공간이 발행되는 곳이기도 했고,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건물의 의미를 알고 보니 더욱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공간사옥을 잘 나타내는 영상을 한 편 소개합니다.


영상기록 서울, 시간을 품다 / 제152회 한국 현대건축의 백미 [옛 공간사옥]

 

[경동교회,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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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문화재단


서울시 중구 장충동 1가 26-2
대지면적: 1,663.5㎡
건축면적: 877.1㎡
연면적: 2,399.26㎡
층수: 지하 2층, 지상 3층
구조: 철근 콘크리트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김수근 선생님이 설계한 대표작 중 하나로 손 꼽히는 작품입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면 창문이 하나도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파벽돌(깨진 벽돌)을 사용하여 빛이 스며들게 하고 보는 위치에 따라 건물의 형태가 다르게 보인다고 하네요.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계단은 넓은 계단으로 시작해서 점점 좁은 계단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는 교회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붉은 벽돌로 치장된 외벽과는 다르게 노출콘크리트로 꾸며진 내부 공간은 천창으로 떨어지는 빛에 의해 더욱 더 신성한 느낌을 줍니다. 붉은 벽돌을 뒤덮은 담쟁이 덩쿨이 건물의 멋을 더해주는 것 같네요:-)

 

[국립 청주박물관,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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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문화재단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산81
대지면적: 136,211.57㎡
건축면적: 4,677.36㎡
연면적: 5,545.78㎡
층수: 지하 2층, 지상 2층
구조: 철근 콘크리트

청주박물관의 건축 주제는 ‘건축 속의 자연, 자연 속의 건축’이었습니다. 김수근 선생님이 이스라엘 여행을 하면서 예루살렘 언덕에 자리잡은 낮은 박물관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이 건물은 낮은 지붕과 수평미를 강조한 작품입니다. 낮은 경사지인 기존 대지에 순응하는 7개 동의 박물관은 수평의 띠가 강조된 형태로 설계되었습니다. 박물관은 가장 높은 곳부터 관람을 시작하게 되고, 이동 하는동안 다양한 공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특히 아래로 내려올 때 만날 수 있는 건물 사이의 다양한 외부 공간과 전시장, 마당 그리고 자연 요소는 건물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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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스케치 / ⓒ국립청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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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전경 / ⓒ국립청주박물관

 
 

이 밖에도 김수근 선생님은 그의 전공을 잘 나타낸 다양한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세운상가도 선생님의 작품인데요, 도시재생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선생님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학로도 김수근 선생님의 손길이 많이 닿은 곳입니다. 미술관과 공연장, 다양한 조형물을 종합적으로 설치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김수근 선생님의 작품과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리는 [김수근 30주기 추모 특별전 “김수근과 박물관 건축”]이 그것인데요.
특히 선생님의 주요 작품이었던 박물관 건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휴가철, 멀리 떠나는 것도 좋지만 뜻 깊은 여행을 다녀오면 어떨까요?
아래 포스터를 클릭하면 청주박물관으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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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건강한 여름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박 소정 | BAUM ARCHITECTS
BAUM ARCHITECTS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범건축 사람들 이야기와, 공개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