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
STORY 16.04.25

매주 금요일, 범건축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솔선수범뉴스 를 전해드리고 있는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ㅎㅎ

솔선수범뉴스는 건축과 관련된 전시회,답사, 공모전 등의 뉴스를 전해드리고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해드리는 뉴스로 매주 금요일 아침, 범건축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업로드 되고 있습니다. B양이 엄선한 전시 소식, 괜히 솔선수범이 아니죠! 3월 말부터 시작된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광화문 근처의 일민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전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전시로 유명한데요- 듣던대로 영상,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지금부터 살~짝 공개합니다.

 

화창한 봄날에 가는 미술관이라~ 듣기만해도 설레는 조합 아닌가요?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고! 청계천 물소리도 좋은 봄날, 일민미술관에 다녀온 B양:-) 본격적인 전시 소개 전에 일민미술관 건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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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미술관은 서울시 유형문화제 제131호로 지정된 건물입니다. 1926년 일제 강점기 시절에 광화문 네거리에 동아일보 사옥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의 철근 콘크리드와 벽돌조가 섞인 근대건축물이었습니다. 건축양식은 근대 르네상스 양식이지만, 모든 부분을 단순하게 처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동아일보 광화문 사옥은 신문이 폐간되던 시절에도 그 자리 지켰습니다. 1958년에는 오른쪽으로 두 칸, 1962년에는 위로 2개 층을 확장하여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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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1926년 초기 모습 / 아래: 1958년, 오른쪽으로 두 칸 추가 (도면제공: 일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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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 2개 층 추가 (도면제공: 일민미술관)

 

해방 후(1968년), 동아방송의 개국에 따라 다시 한 개 층을 증축하여 지하 1층, 지상 6층의 규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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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 1개 층 추가 증축 (도면제공: 일민미술관)

 

동아일보는 충정로 사옥과 동아미디어센터를 세워 옮겨갔습니다. 그 후 광화문 사옥은 현대 미술을 소개하는 일민미술관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지금의 모습은 2001년 리노베이션 후의 모습으로 옛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모습을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의 일민미술관은 2010년, 서울의 10대 근대건축 문화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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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리노베이션, 현재의 일민미술관 (도면제공: 일민미술관)

 

멋진 건물인만큼 숨은 이야기도 참 많은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전시를 소개해볼까요?

사실 이 전시는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큰 전시라기 보다는 독립 출판이나 소규모 스튜디오, 작은 전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의 작가들이 많이 참여한 알짜배기 전시입니다. 다른 일반적인 전시보다는 실험적이고 규모가 작은 전시지만 볼거리가 풍성한 전시라는 사실!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길종상가, 김규호·임근준·조은지, 김성구, 더 북 소사이어티·테이블유니온·COM, Sasa[44]·이재원, SGHS설계회사, 소원영, 옵티컬 레이스, EH, 잠재문학실험실, 전은경·원승락, 코우너스·매뉴얼.
이름만 들어도 범상치 않은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그래픽 디자인’은 시각 매체에 텍스트와 이미지를 배치해 내용을 전달하는 기술과 실천을 가르킨다.(중략)

이 전시는 2005년 이후 10여 년간 서울에서 이루어진 그래픽 디자인 전반을 공평하게 다루지 않는다. 이를테면 기업 연례 보고서나 통신 회사 안내서, 금융 상품 광고 등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전시는 문화 영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소수 개인 디자이너의 작업에 집중한다. 흔히 ‘소규모 스튜디오’라 불린 그들은 출판, 미술, 사진, 건축, 연극 등 인접 영역에서 활동하며 영향력을 넓혀갔다. 물론 이전에도 작은 스튜디오는 있었고, 문화 영역에도 언제나 그래픽 디자인은 존재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 2005년 무렵부터 소단위 조직은 디자인 기업의 대안으로서 더 적극적 의미를 띠게 되었다. 그리고 흔히 그런 스튜디오에서는 전시회 홍보물이나 인문 도서 같은 저예산 문화 영역 작업이 ‘상업적’ 정규 사업을 보완하거나 포트폴리오의 구색을 맞추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자의건 타의건) 거의 유일한 활동이 되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런 ‘마이너’한 작업이 이전 시대보다 뚜렷한 가시성을 띠면서 디자인계와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처럼 한정된 소수의 활동에 집중하는 데는 분명한 의의가 있지만, 그렇다 해도 그들이 해당 시기 서울의 그래픽 디자인을 대표한다고, 매끄럽게 말할 수는 없다. 전시 제목이 쉼표와 물결표로 다소 불안정하게 연결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은 그래픽 디자인 전시에서 쉽게 떠올릴 만한 풍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이곳에는 포스터나 책, 잡지나 로고타이프 등 익숙한 물건이 거의 없다. 쉽사리 버려지는 일회성 인쇄물 도서관(‹불완전한 리스트›)을 제외하면, 그것들은 실물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로 정돈되거나(‹101개 지표›), 초 고해상도 사진으로 환원되거나(‹IMG›), 정체가 모호한 물체로 변형되거나(‹3차원 세계의 화답›), 낱말 단위로 해체 · 재구성되거나(‹기법 /// 누적된 선언으로 도출되는 기록이 물리적 방식으로 종이에 나타난다.›), 아예 3개 층 전시장을 관통하는 기둥이 되어 나타난다(‹빌딩›).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소개 글 발췌 (내용제공: 일민미술관)

 

이번 전시는 그래픽 디자인 듀오 ‘슬기와 민’의 최성민 디자이너와 ‘워크룸 프레스’의 김형진 디자이너가 초청 큐레이터로 기획한 전시로, 지난 10년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한 소규모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들의 작업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기획자인 김형진, 최성민 디자이너가 전시를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 참여작가가 진행하는 워크숍, 또 분야별 전문가들의 강연이나 대담도 열린다고 해요. 또 매일 4번째와 44번째로 입장하는 관객에게는 특별 제작된 에코백과 배지를 선물로 준다고 하니~ 그런 기회를 잡아보는 재미도 있겠죠?^^

 

일민미술관의 포토 존! 전시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기서 사진을 찍거든요. B양도 인증샷 하나 남기고요~
이번 전시의 입장권도 한장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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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다른 전시와는 다르게 사선으로 배치된 작품에 시선이 집중되는데요, 몇몇 작품을 살펴볼까요?

사선으로 배치된 이 작품은 [더 북 소사이어티, 테이블유니온, COM]의 <불완전한 리스트> 라는 작품입니다. 최근 10년 동안의 일회성 홍보물을 모아둔 서재로 전단지, 엽서, 초대장, 책자 등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보통 이런 인쇄물은 ‘이페머러'(ephemera)라고 불리우는데,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작업입니다. 일회성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인쇄물보다 더 실험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더욱 독특하고 개성있는 인쇄물이 많더라고요. 이 서재에는 현재 디자이너 23팀의 작품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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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B양이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이 드는 이 작품….
김성구 디자이너의 <오세미티 산에서 외골수 표범이 흰 사자와 우두머리 호랑이를 뛰어넘는다>라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제목도 어딘가 익숙하시다고요? 혹시 사과모양의 그 컴퓨터를 사용하시나요…? 사과모양 컴퓨터의 기본 바탕화면을 합성한 이 작품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거대한 화면으로 옮겨 둔 작품입니다. 디자이너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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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구, <오세미티 산에서 외골수 표범이 흰 사자와 우두머리 호랑이를 뛰어넘는다>

 

1층 전시장의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다음 작품, 옵티컬 레이스의 <33>이라는 작품입니다.
옵티컬 레이스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형재 디자이너와 건축을 전공하고 부동산을 연구하는 박재현 작가로 구성된 디자인 그룹으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 되었던 ‘확률가족’ 전시에도 인포그래픽으로 참여했던 디자인 그룹입니다. 이 작품은 <33>이라는 작품인데요, 이번 전시에서 언급되는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한국, 일본, 미국 세 나라의 사건과 비교해서 연표로 살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베이비 붐이 종류되는 1965년을 기준으로 10년 단위로 주기를 나눠 시대를 배열했습니다. 디자이너 개인의 탄생과 학창시절, 작품활동 등을 각 나라별 이슈와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참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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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옵티컬 레이스, <33>

 

전시장 가운데에 자리잡은 이 작품! 3층 전시장까지 연속적으로 설치된 작품입니다.
강현석, 김건호, 정현이 운영하는 건축 디자인 사무소인 ‘설계회사’의 <빌딩>이라는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종이에 잉크 대신 콘크리트 얇게 입혀 종이를 기둥처럼 쌓아 올린 작품입니다. 전시장 3개 층에 같은 자리에 설치되어 층마다 연속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벼운 느낌의 종이에 무거운 느낌의 콘크리트를 입혀 역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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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계회사, <빌딩> / 위: 1층 전시장, 가운데: 2층 전시장, 아래: 3층 전시장

 

이제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 볼까요?

2층 전시장 한 쪽 벽면에는 전은경·원승락의 <(out of) Focus>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에게 잘 알려진 월간 <디자인>이라는 매거진의 전은경 편집장과 원승락 전임 아트디렉터가 2005년 이후 월간 디자인의 인터뷰를 진행하면 찍은 사진을 독특하게 구성한 작품으로, 인터뷰를 위해 찍은 인물 사진에서 포커스였던 인물을 가려 보이지 않았던 배경 속 요소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지는 옷, 의자, 책상, 조명, 장식물 등은 디자이너들의 취향과 형편을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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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은경·원승락, <(out of) Focus>

 

다음은 리소그래프 작품을 볼 수 있는 코우너스·매뉴얼의 <그2서, 리소 프린트 숍>이라는 작품입니다.
리소그래프는 복사기처럼 생긴 디지털 인쇄기로, 1980년대 개발된 인쇄 기법입니다. 인쇄 원리는 실크스크린과 비슷하고 결과물 역시 실크스크린과 비슷한 색감과 질감을 보여줍니다. 리소그래프는 다른 인쇄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저비용 인쇄 기법으로 사용되었었는데 인쇄물 자체의 독특한 색감이나 개성으로 2000년대 이후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전시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리소그래프를 직접 인쇄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쯤 참여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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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우너스·매뉴얼, <그2서, 리소 프린트 숍>

 

전시 3층에는 미술, 디자인 평론가 임근준 님과 그래픽 디자이너 김규호, 조은지 님의 협업, <걸작이로세! ㅡ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이라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 걸작선 동영상 강의로, 일부 강의는 전시 기간 중 직접 촬영한다고 하니 현장에서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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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근준, 김규호, 조은지, <걸작이로세! ㅡ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 전경

 

작품의 수가 많은 전시는 아니지만 지난 10년 간의 서울의 디자인 이야기가 담긴 만큼 볼거리가 참 많았던 전시입니다. 작품을 모두 소개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실제로 보면 더욱 다양한 느낌을 느낄 수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미술관이 어렵고 낯설다면 사진이나 디자인처럼 실험적이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전시회에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번 주는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풍성한 전시로 마음까지 따뜻한 봄날 보내시길 바라며:-)
더욱 재미난 포스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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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하면 [일민미술관]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박 소정 | BAUM ARCHITECTS
BAUM ARCHITECTS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범건축 사람들 이야기와, 공개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