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야기] 곡선의 여왕, 자하하디드 -
ARCHI TALK 16.04.06

4월 1일 아침,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별세 소식이 들렸습니다.
미국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기관지염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 자하하디드.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 더욱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도의 마음을 담아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건축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자하하디드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건축가였습니다.
올해 나이로 65세. 그녀는 이라크 바그다드 출신으로 특히 비정형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였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에서 수여하는 어워즈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디드는 레바논에서 베이루트 아메리칸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영국 런던의 AA스쿨에서 건축을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마친 뒤에는 스승이었던 렘 쿨하스(Rem Koolhaas), 엘리아 젱겔리스(Elia Zenghelis)를 도와 OMA에서 일하면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1979년, 런던에 본인의 이름을 딴 ‘자하하디드 건축사무소’를 설립했습니다. 또 2004년에는 여성으로는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자하하디드 공식 홈페이지]

 

자하하디드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친숙해진 이유는 바로 이 건물 때문이 아닐까요?

바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입니다. 2014년 3월 개관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복합문화예술공간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3D 비정형 건축물이고,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5년 반드시 가봐야 할 세계적인 명소 52곳’ 중의 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한국 공공기관으로는 최초로 국제 지명 초청 설계경기 방식을 통해 작품을 선정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 때 선정된 건축가가 바로 자하하디드였습니다.
자하하디드의 초기 설계 콘셉트는 밤낮없이 움직이는 동대문의 역동성이었다고 합니다. 동대문의 역사와 문화를 모두 담는 건물을 만들기 위해 ‘환유의 풍경’이라는 주제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액체가 흐르는 것 처럼 유연한 형태는 공간적인 유연성과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자인의 미래를 상징합니다.

그러나 설계부터 준공까지 엄청난 비용이 들고 주변 경관이나 동대문의 역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06년에 공사를 시작해 마침내 2014년 개관을 했고, 지금은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무려 5,800톤의 철근을 사용해 건물 내부에 기둥이 없는 구조를 만들었고, 기둥이 없는 넓은 공간은 다양한 이벤트가 일어나는 전시 공간과 컨벤션 홀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모양이 모두 다른 45,144의 외장 패널을 이용해 유려한 곡선 형태의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벽이 바닥이 되고, 동시에 지붕이 되기도 하는 멋진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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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안내 도면 (출처: DDP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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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훈 (출처 : 서울디자인재단)

 

다음에 소개할 작품은 이탈리아 로마에 자리잡은 로마 국립 현대미술관 (막시뮤지엄/Maxxi Museum)입니다.

이 작품은 1998년 국제현상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으로, 무려 273개의 작품 중 선정된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작품입니다. 준공까지 무려 10년이 걸린 작품으로, 자하하디드의 해체주의적 작품관이 많이 반영된 작품입니다. 비정형의 건축물에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을 한 형태가 더욱 세련된 모습입니다. 고대 유적지가 많은 로마에 이런 현대적인 건물이라니, 그것만으로도 벌써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이 건물은 직사각형태의 긴 건물이 2개가 구부러진 형태로 겹쳐있는데 2개의 건물은 각각 미술관과 건축관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건축물의 주변은 거대한 야외 중정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 곳은 대규모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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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xi Museum 외관 (출처: http://bit.ly/1SLX2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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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xi Museum 외관 (출처: http://bit.ly/1VoLdf6)

특히 이 건물은 자유롭게 세워진 벽들이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자유롭게 배치된 벽은 뒤틀리고 꺾이는 모양으로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다양한 풍경을 체험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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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xi Museum 내부 계단 (출처: http://bit.ly/25FIC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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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xi Museum 내부 계단 (출처: http://bit.ly/1RWAZDH)

 

중국 왕징에 자리잡은 ‘갤럭시 소호’입니다.

이 작품은 2012년 10월 완공된 건물로 베이징 도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비행선이 내려 앉은 모양처럼 보이는데요- 이 건물은 쇼핑센터, 오피스, 공연장 등이 있는 복합건물입니다. 건물의 가로 줄무늬는 도시의 레이어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주변의 중국 전통 가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지금은 왕징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고 하네요.

비슷한 건물로 ‘왕징 소호’가 있습니다. 갤럭시 소호는 모두 4개의 동으로 이루어져있고 모든 건물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인데, 왕징 소호는 3개의 동으로 이루어져있고 건물이 서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알면 알수록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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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소호 (출처: http://bit.ly/234jo1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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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소호 (출처: http://bit.ly/1otZKta)

 

다음은 2012 런던 올림픽 수영센터입니다.
이 건물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바다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올림픽 당시 수영, 다이빙, 싱크로나이즈가 열린 건물로 유명합니다. 건물의 곡선이 정말 물이 흐르는 모양처럼 보입니다. 2004년 공모를 통해 자하하디드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2011년 완공되었습니다.

우아한 지붕의 곡선이 특징인 이 건물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간에는 17,500명의 관중이 입장할 수 있도록 관중석이 추가되었는데, 지금은 일반 시민을 위한 수영장으로 이용하기 위해 관중석 일부를 철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약 2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수영장이 되었습니다. 면적 역시 21,897㎡였던 건물이 지금은 약 15,950㎡ 정도로 축소되었습니다.

수영장 내부는 628개의 유리 패널을 사용하여 자연광이 유입되어 따뜻하고 쾌적한 느낌입니다. 햇빛을 받으면서 수영하는 느낌~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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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런던 올림픽 수영센터 (출처: http://bit.ly/1VoPb7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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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런던 올림픽 수영센터 내부 (출처: http://bit.ly/1M9fiOi)

 

그녀는 건축물 뿐만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자하하디드만의 독특한 형태가 잘 나타난 의자, 소품, 신발 등이 그것인데요. 날렵하면서도 유려한 곡선 형태가 잘 나타나는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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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하하디드가 디자인한 의자, 신발 (Z-chair, Melissa Plastic Shoe)
 (출처: http://bit.ly/1MN8eHj / http://bit.ly/224CKyb )

 
 

유독 남성들이 많은 건축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여성 건축가.
“건축은 끊임없는 투쟁이다.” 라고 말하던 그녀.

멋진 건물처럼 멋진 삶을 살아 온 그녀의 죽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늘에서도 멋진 공간을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Rest in peace.
Queen of the curves. Zaha Hadid.

박 소정 | BAUM ARCHITECTS
BAUM ARCHITECTS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범건축 사람들 이야기와, 공개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