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피플 릴레이 인터뷰 정동일 팀장편 -
STORY 11.05.28

범건축 인물탐방 06 -정동일 팀장 / 진행: 백상월(건축프리랜서), 일러스트: 길쭉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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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범건축 릴레이 인터뷰’는 범건축 사우들에게 낯선 시간을 요구한다. 입사면접도 아니고 지하실 취조도 아니건만, 긴장된 표정과 상기된 어조는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난 후의 소감 또한 일관된다. 예상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것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비일상적 긴장과 대화가 그들의 일상에 작은 이벤트로 작용하길 바란다. 더불어 범건축이라는 동일한 테두리 안에서도 서로 다른 이상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소소하고 잔잔한 이야기도 지속되길.
여섯 번째 인터뷰는 정동일 팀장과 진행됐다. 어딘가 모르게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인상에 일단 편안한 기류를 조성해본다.
그의 일상과 이상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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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건축 릴레이 인터뷰의 여섯 번째 인터뷰입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께요.

범건축 3년차, 설계3본부에 정 동일 팀장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 갔다가 가깝게 지내던 선배들이 범건축을 추천해줘서 귀국하자마자 첫 직장으로 입사했죠.

2. 프랑스 유학생활은 어떠셨나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인도네시아로 갔는데,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귀국해서 대학은 한국에서 다녔어요. 원래는 미국으로 유학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럽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당시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선배들도 있어서 프랑스로 가게 됐죠. 언어 문제도 있었지만 교육과정도 길어서 6년 정도 있었네요. 학교를 마치고 1년 반은 일도 했어요.
제 생각에 프랑스는 한국 사람들이 적응해서 살기 어려운 곳인 것 같아요. 오후 7시면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장을 보는 것도 쉽지 않았죠. 이렇게 사소한 것들에 적응하기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파리와 사랑에 빠졌죠. 프랑스는 모든 행동과 사고에 있어서 매우 자유롭거든요. 물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강국이라고 느꼈어요.

3. 첫 직장인 범건축이 정동일 팀장님에게는 어떤 곳인가요? 귀국하자마자 적응하는 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저는 건축을 수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범건축은 제가 꼭 거쳐야 하는 테스트 같은 것이죠. 회사생활도 저에게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사실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것도 못 견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것도 과정의 일부라고 여기는 것이죠.
프랑스에서 다녔던 사무소는 30여 명 정도가 일하는 사무실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작가 개인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다 300여 명 정도가 일하는 범건축에 왔으니 상당한 충격이 있었죠. 일단 프로젝트 규모에서도 차이가 분명하고 조직이라는 시스템을 체험하는 것도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범건축에서는 주로 턴키를 맡았어요. 얼마 전 지방행정연수원을 끝내고 지금은 기술제안서를 작업하고 있어요.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잠시 보류되는 바람에 잠깐 숨 돌릴 틈이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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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즐겁고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범건축 정동일 팀장.

4. 요즘 같은 여가시간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세요? 즐기시는 취미도 좋고요.
제가 과격한 운동을 좋아해요. 비교적 마른 체형이라 부상이 잦긴 하지만 농구, 축구, 배구 등 사람들과 거칠게 호흡하고 부딪히는 운동을 즐겨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매주 정기적으로 했었는데 유학하면서부터 힘들어졌죠. 안하게 된지 7~8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사실은 제가 게으른 기질이 있어서 일부러 움직이려는 경향도 있어요.
여행도 좋아하는데, 음식을 먹어도 입에 맞는 한 가지만 계속 먹는 타입이라 여행도 그랬어요. 프랑스에 있을 때는 스페인에 꽂혀서 몇 번씩 갔었죠. 지금도 여기저기 다니고 싶은데 아는 곳이 별로 없어서 어디가 좋은지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게으른 기질이 발동해서 열심히 알아보기만 하고 실행에 옮기기가 어렵네요.

5. 건축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고등학교 영어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보여준 책자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폴링워터’ 사진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학교에서 매년 ‘Career Day’라고 직업을 소개하는 날마다 건축이 뭔지도 모르고 건축과 관련된 설명을 들으러 다녔죠. 그것이 제가 건축을 하게 된 계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좀 더 건축을 알게 된 지금까지도 ‘폴링워터’를 해석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어요. 저에게 폴링워터는 그저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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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 팀장의 프랑스 여행중 사진 – 프랑스 성지 ‘로카마드’

6. 좋아하는 건축가나 추구하는 스타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그 지역과 기운이 맞아서 그런지 루이스 칸, 알바로 시자 등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건축가를 좋아해요. 하지만 좋아할 뿐이지 그들의 건축관을 잘 알거나 지향하지는 않아요. 저는 저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과 지녀야 할 것을 만들어가는 단계죠.
제가 열등감이 많아서 운동을 하면서도 지는 것을 싫어하는데, 건축에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직업을 택한 건축에서는 제가 작게 느껴질 때가 대부분이에요.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주어진 일에 있어서는 제 자신이 만족할 수 있게 수행할 자신감은 있어요. 이것이 제가 건축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죠. 인간관계나 매 상황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것 등 아직까지는 힘든 일이 더 많지만 이것도 수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힘들다고 비관하는 것은 아니고요, 힘들지만 꼭 필요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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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도전하는 도덕적인 건축가가 되고 싶은 범건축 정동일 팀장.

7. 고된 수행인 건축을 계속하는 데에는 그만큼 목표도 원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저의 목표는 소외된 계층을 위해 건축하는,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건축가가 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칭송하는 훌륭한 건축물이라도 그 과정이 도덕적으로 불결했다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죠. 저는 지탄할 입장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될뿐더러, 세상이 도덕성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저에게 만큼은 양심적인 건축을 하고 싶어요.
건축의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잖아요. 저의 강박관념이기도 한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도 항상 사회적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해요. 여기에 경제적인 측면과 구조적인 부분을 녹여나가는 것, 과정에서의 균형을 중재하고 제시하는 것이 건축가의 몫이죠. 이런 것들을 고민하지 않고 작업하는 것은 지극히 안일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결과인 건축물의 완성도 이상으로 건축가의 삶도 중요하죠.

8.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무리 인사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미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분이 있다면 이 기회를 빌어도 좋고요.
범건축에 입사했을 때부터 박현규 소장님이 많이 챙겨주셨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가 속을 많이 썩였는데에도 항상 조언해주시고 격려해주셨어요. 건축가로서의 지녀야 할 고집과 가치관도 가르쳐주셨고요. 제가 빨리 성장해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드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더욱 분발해야죠. 그리고 그때까지는 박현규 소장님이 좀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나아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더 많은 격려를 해줬으면 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눠서 각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러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 격려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죠. 범건축 가족여러분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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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동일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BAUM P.R Section | BAUM ARCHITECTS
디자인이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시점에서 즉각적인 미래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미래는 통합적인 디자인의 혁신과 앞을 내다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범건축은 디자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슬기로움으로 건축을 본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