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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하는 건축가’ 리뷰 -
ARCHI TALK 12.04.10

요즈음 건축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오고 있다. ‘건축학 개론’이어 독립영화로 ‘말하는 건축가’라는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을 범건축 블로그 운영자인 B양을 통해 알게 되었다. ‘건축학 개론’은 건축과 멜로라는 장르를 접목했다고 하면, ‘말하는 건축가’는 정기용 건축가의 일생 중 한 부분을 소재로 꾸민 다큐형식의 영화이다. 상업적 영화에 비춰지는 부분 보다는 한 건축가가 건축을 생각함에 있어 어떠한 생각으로 한 일대기에 본인만의 건축을 일궈내었는가가 나타나 더 흥미로웠다. 이 영화를 누구와 볼까 생각 중에 지난겨울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학로 및 봉천동에서 공연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만들었던 형과 함께 보기로 했다.

‘정기용’ 건축가. 그가 누구인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가 어떠한 생각으로 어떠한 건축적 행위를 했는지가 궁금할 뿐 이었다. 영화는 그가 작고하기 전에 마지막 전시회 개최 전후의 시간적 나열을 기준으로 그의 건축적 사상을 영화에 나타내고자 하였다. 그가 남긴 건축물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춘천 자두마을 주택과 기적의 도서관들이었다. 물론 엑스포가 한창 열리던 그때 그 분도 공공건축물을 짓기도 하였지만 그것보다는 위에 나타내었던 건축물들이 나에겐 더 흥미로웠다. 사람을 생각하는 건축물이라 해야하나…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난 건축이란 삶의 즐거움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 빠진 것이 있었다. 누구를 위한 건축물인가… 사람들의 소통이 없는 건축물은 쓸모없는 공간일 뿐이며, 허무한 시간과 돈이 그냥 낭비 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요즈음 읽는 “거대건축이라는 욕망”이라는 책자 속에 지구의 역사상 정치와 건축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종교적, 사회적으로 한 시대의 권력가들은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눈에 가장 쉽게 띄는 건축물을 세우려 한다. 그러나, 그 건축물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건축물일까? 사람들이 사용하지도 않고, 단지 기념비적이면 쓸모가 있을까? 그래도 그 장소에서 사람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면 그 건축물은 건축물 나름의 공간적 활동은 계속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기용’ 건축가 그는 건축물을 짓기 전에 그 건축물을 사용할 사람들과의 대화를 많이 하였다. 그 이유는 그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무엇이 필요하고,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또한 춘천 자두나무 주택에서는 그가 사람의 마음을 그 집으로 위로 해 준 점을 알 수 있었다. 아이를 잃은 한 부인의 마음을 달래어 주기위해 정원에 마련한 작은 성모마리아상이 그것을 말해주었다. 자연경관 속에 인위적인 건축행위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에 그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었다. 기적의 도서관 자체도 외부 정원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는 영상과 도서관 내부에서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는 영상, (물론, 안전도 생각하였겠지만) 자유롭게 책을 보는 모습을 보면서 왜 타인들이 그를 ‘사랑의 건축’을 짓는 건축가라고 불리우는지 알게 되었다.

지난겨울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학로와 봉천동에서 소극장 2개를 지으면서 항상 생각했었다. 누구를 위한 건축을 하고 있는가… 다행이 건축주들의 생각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어서 의견 차이는 없었다. 나 역시 배우였고, 관객이었고, 공연 운영 스탭이었기에 그 3종류의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다 만족 시키려고 노력 했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며 ‘소통이라는 것이 건축물의 생사를 결정짓는 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더 느껴졌다. 관객으로서 좁은 자리에 1시간 30분 이상 쪼그리고 앉아 보지 않으면 그 힘듬을 모르고, 층고가 낮은 무대 위에서 엘립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는 배우가 되어 보기 전에는 그 배우의 힘듬을 모르고, 낮은 층고 사이에 보가 걸려 조명작동 및 조명각도가 불분명하여 공연의 조명계획 운영이 잘못되어 관객이 볼 때 불완전한 연극이 될까봐 가슴 졸이던 스탭의 힘듬을 모른다면 공연장을 만들어도 불편하고 불필요한 공연장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 뒤에 이 영화를 본 후 건축물에서의 사람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건축가가 영리를 취할 것이냐, 사회에 길이 남길 건축물을 지을 것이냐 이러한 고민은 건축을 배우고 행하는 모든 이들의 고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약하나마 나의 건축 인생에 있어 자연에 공해가 되는 건축을 하기 보다는 사람과의 소통이 될 수 있는 살아 숨쉬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운 공간을 제공하는 건축을 하고 싶다.

원래 난 화공을 좋아하여 화공학과를 다니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집안의 문제로 1년의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니 어느새 아버지와 다른 친지분들처럼 건축과를 다니고 있던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미 정해진 길 어쩌리 난 그 안에서 새로운 나의 모습을 그리려고 하였고, 그러던 중 그 당시 나의 꿈은 나의 작업실에서 나의 전원주택을 설계하여 짓고, 그 속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건설사에 입사 한 후 현장을 쫒아 다니면서 그러한 나의 꿈은 잊혀지고, 어느 덧 나 역시도 건축을 통하여 영리만을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10년 전 잊혀졌던 나의 꿈을 다시 되새기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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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란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시점에서 즉각적인 미래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미래는 통합적인 디자인의 혁신과 앞을 내다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범건축은 디자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슬기로움으로 건축을 본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 할 것입니다.